많은 기업들이 오픈소스를 ‘비용 절감’의 수단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이 관점은 오픈소스의 본질을 오해한 것이며, 결과적으로 가장 비효율적인 선택이 되기도 한다.
오픈소스를 사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무료 도입”이 아니라, 그 사용에 따르는 책임과 유지보수의 부담을 스스로 감당하겠다는 선언과 같다. 처음에는 구축이 쉽고, 매뉴얼만 따라 하면 금세 작동하므로 비용을 아꼈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짧은 착각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업그레이드·보안 패치·트러블슈팅 등 유지보수의 모든 책임이 내부로 향하게 된다. 상용 소프트웨어처럼 지원 벤더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곧 시스템의 안정성과 직결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그런 기술 내재화를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채 오픈소스를 도입한다.
결국 운영이 복잡해지고 문제가 누적되면 그제야 유지보수 전문 인력을 확보하거나 외부 지원 벤더를 찾아 돈을 지불하게 된다. 이때 발생하는 비용은 처음 아꼈다고 생각했던 금액을 손쉽게 넘어선다. 그리고 그 비용은 단순히 금전이 아니라, 시스템 안정성과 기술 신뢰도의 손실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기업은 오픈소스를 피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단지 관점을 “비용 절감”에서 “기술 독립”으로 전환해야 한다. 오픈소스는 단기적인 절약의 수단이 아니라, 장기적인 자율성과 기술 내재화를 위한 투자다. 그것이 진정한 가치다.
상용 솔루션을 사용하면 벤더에 종속된다. 시스템 개편, 마이그레이션, 운영 과정에서 항상 외부 기술 지원을 전제로 움직이게 된다. 반면 오픈소스는 주체적으로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벤더 종속성을 줄이고, 업계 표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력 확보의 유연성을 얻을 수 있다.
결국 오픈소스는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 주권의 문제다. 단지 싸게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 그것이 오픈소스를 도입하는 궁극적인 이유다.